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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이 호 우진달래 사태진 골에돌 돌 돌, 물 흐르는 소리.제법 귀를 쫑긋듣고 섰던 노루란 놈,열적게 껑청 뛰달아봄이 깜짝 놀란다.산골 봄의 정경을 이토록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 첩첩산중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이 동시조의 시적 공간은 "진달래 사태진골 "이다. 진달래가 한꺼번에 피어 사태가 났다고 할 만큼 온 산이 진달래로 뒤덮여 있다. 그런데 그 골짜기에 "돌 돌 돌, 물 흐르는 소리 "가 들린다. 고요한 산골이기에 물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 시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정물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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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4.04.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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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이네 살구나무정 완 영동네서젤 작은 집분이네 오막살이동네서젤 큰 나무분이네 살구나무밤 사이활짝 펴올라대궐보다 덩그렇다.살구나무는 시골 어느 동네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나무다. 그래서 이호우는 시조 「살구꽃 피는 마을」에서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고 했다. 「분이네 살구나무」는 이런 우리네 고향 마을의 낯익은 풍경을 그린 동시조 작품이다. 그 풍경은 동네에서 제일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에서 제일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가 밤 사이 활짝 꽃망울을 터뜨려 대궐보다 덩그렇다는 것이다. 정완영 시인은 이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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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4.03.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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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박목월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남도 삼백 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나그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박목월의 시 「나그네」다.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우리 민족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 가운데 하나가 이 작품이다. 이 시에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물처럼 바람처럼 유유자적하는 나그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강나루, 밀밭 길, 외줄기 길, 술 익는 마을로 이어지는 시적 공간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다우며, 낭만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이 작품은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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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4.02.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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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서재환얄미운 새앙쥐가하늘에도 사나 봐요.낮에는 숨었다가밤만 되면 야금야금둥근 달다 갉아먹고손톱만큼 남겼어요.달의 모양이 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과학적인 대답이라면 달이 지구를 공전하면서 태양에 비추는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달의 모양이 변하는 까닭은 얄미운 새앙쥐가 하늘에도 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낮에는 숨었다가/밤만 되면 야금야금//둥근 달/다 갉아먹고/손톱만큼 남겼”기에 초승달이 되었다는 것이다. 달에 옥토끼가 산다는 상상은 누구나 하지만, 하늘에 새앙쥐가 살아 밤마다 야금야금 둥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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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4.01.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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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김금래껍질은손으로 살살 벗겨 주세요속도미리 나눠 놓았어요난칼이 싫거든요.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새콤달콤한 맛과 향긋한 향기, 노란 빛깔일 것이다. 시인은 이런 귤의 일반적인 이미지보다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귤의 다른 특징에 시선을 돌린다. 그것은 귤이 껍질을 벗기기 편리하다는 것과 먹기 쉽게 속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 속에 이런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 “껍질은/손으로 살살 벗겨 주세요//속도/미리 나눠 놓았어요.” 하고는, 마지막 연에 “난/칼이 싫거든요.”라고 진술한다. 칼은 우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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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12.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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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박재삼뉘라 알리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움직일 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참말로 참말로사랑 때문에햇살 때문에못 이겨 그냥 그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이 시는 에서 소재를 얻어 쓴 ‘춘향이 마음 초(抄)’라는 연작시 가운데 하나다. 작품 전체가 춘향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은 춘향의 독백을 빌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솟아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것을 꽃나무에 비유하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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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11.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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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조규영가을하늘은독수리도탐이 나서먼 산위에서뱅 뱅맴을 돌며며칠째파란 하늘을도려 낸다자꾸만.이 시는 가을 하늘을 동심에 담아내 재치 있게 표현한 동시조 작품이다. 평시조 3장의 시조 형식을 12행으로 자유롭게 풀어 놓아 마치 3연의 자유 동시를 보는 듯하다.이 작품의 시적 상황은 독수리 한 마리가 먼 산 위에서 며칠째 뱅 뱅 맴을 도는 것이다. 독수리의 그런 행태는 수리과와 매과에 속하는 맹금류가 벌이는 일반적인 사냥법이다. 높은 상공을 선회하다가 먹잇감을 발견하면 목표물을 향해 급강하하여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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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10.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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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정지용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푹 가리지만,보고픈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밖에.그리운 사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불과 여섯 행으로 이렇듯 명쾌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 정지용 시인 특유의 감정과 언어의 절제가 잘 드러난 시로, 짧지만 그 여운은 길기만 하다.이 시에서 화자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생각한다. 그리고 고백한다. 그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만은 가릴 수 없다고. 그 마음이 호수만 해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픈 마음이 얼마나 넓고 크고 깊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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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9.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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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1박경용우거진 풀숲 사이하얗게 열린 길에점점이 찍혀 있는앙증맞은 새 발자국.아기 새엄마 놓치고종종걸음쳤나 봐.발자국에 칭얼칭얼묻어나는 울음 자국.그 울음이 다다른샛강 가 모래밭엔어미 새듬직한 발자국이기다리고 있었다.어미 새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아기 새를 혼자 떼어놓지 않는다. 아기 새가 혼자 있더라도 어미 새는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동시조에서도 어미 새는 가까운 곳에 머물며 아기 새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둘째 수에서 아기 새 ‘그 울음이 다다른/샛강 가 모래밭엔//어미 새/듬직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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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8.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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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정운모나무는 청진기새들이귀에꽂고기관지가나쁜지구의 숨결을 듣는다.요즘 지구는 온갖 공해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다. 대기오염에서 비롯된 지구 온난화로 지구 환경이 파괴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앙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하는 ‘세계의 허파’ 아마존에서 불이 나, 1분마다 축구장 1.5배 넓이의 삼림이 불타서 사라졌다. 「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돌아보고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생태 동시다. 이 시에서 나무는 청진기이고 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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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7.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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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진복희방학 때 외가 갔다가지하철을 처음 탔다.뭔가 수상쩍다한바퀴 둘러보는데,일제히 스마트폰에코 박고 앉은 사람들.군소리 하나 없다착한 교실만 같다.엄지와 검지 군단누르고 또 제끼고.어디쯤굴러가고 있을까,두고 온 내 굴렁쇠는.요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린 동시조 작품이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탔다 하면 가방이나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부터 꺼내든다. 그리고 저마다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다. 게임을 하든 카톡을 하든 군소리 하나 없이 혼자 삼매경에 빠져 있으니 ‘착한 교실만 같다.’는 것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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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6.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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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현상김종길그날 밤 금계랍 같은 눈이 내리던오한의 땅에오늘은 발열처럼 복사꽃이 핀다.목이 타는 봄가뭄,아 목이 타는 봄가뭄,현기증 나는 아지랑이만 일렁거리고.앓는 대지를 축여 줄 봄비는오지 않은 채,며칠째 황사만이 자욱이 내리고 있다.이 시는 봄철 가뭄에 시달리는 어느 봄날에 찾아온 황사 현상을 다룬 작품이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 지대에서 날아오는 흙먼지를 말한다. 황사는 이제 연례행사가 되어 봄철에 여러 번 나타나며, 심지어 겨울에도 그 현상이 일어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며칠째 황사만이 자욱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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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5.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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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요일조영수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수만 송이 벚꽃이나무에 올라앉아 웃었습니다구경 나온 사람들 속에텔레비전에서 말싸움 몸싸움하던국회의원이싸움을 등 뒤에 내려놓고,꽃웃음을 쳐다보며 호호찰칵찰칵 사진을 찍으며 하하악수를 나누며 허허,오늘은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벚꽃이 웃음을 가르친꽃요일입니다.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 수만 송이 벚꽃이 피어 벚꽃 축제를 벌이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이 시는 풍경 묘사에 그치지 않고, 벚꽃을 보고 즐기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들여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텔레비전에서 말싸움 몸싸움하던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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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4.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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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과 나팔꽃김 숙 분철조망 손엔가시가 돋쳐 있었습니다.‘다칠라…….’모두 다 인상을 쓰며그 앞을 지나쳤습니다.철조망은외로웠습니다.어느 따스한 봄날조그맣고 여린 손이철조망을 꼬옥 붙잡았습니다.나팔꽃덩굴손이었습니다.“넌 내가 무섭지 않니?”“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일어설 수 없었어요.”철조망은다른 손도 내밀었습니다.손에 가시가 돋쳐, 다칠까 봐 모두 피해 가는 철조망과 조그맣고 여린 나팔꽃.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두 존재가 어느 따스한 봄날 만나 친구가 된다. 나팔꽃은 철조망의 손을 꼬옥 붙잡고 일어나 꽃을 피우고, 철조망은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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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3.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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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신 석 정지구엔돋아난산이 아름다웁다.산은 한사코높아서 아름다웁다.산에는아무 죄 없는 짐승과에레나보다 어여쁜 꽃들이모여서 살기에 더 아름다웁다.언제나나도 산이 되어 보나 하고기린같이 목을 길게 늘이고 서서멀리 바라보는산산산.신석정은 바닷가 태생이지만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에는 산을 소재로 한 시들이 많다. 시인은 생전에 자신의 서재에 ‘침묵은 산의 얼굴이니라. 숭고는 산의 마음이니라. 나 또한 산을 닮아 보리라.’는 구절을 써 붙여 놓고 이윽히 바라보았다고 한다. 「산산산」에도 산을 닮아 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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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2.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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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락눈김 소 운하느님께서진지를 잡수시다가손이 시린지덜덜덜덜자꾸만 밥알을 흘리십니다. 우리말에는 눈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들이 있다.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인 함박눈, 가루 모양으로 내리는 눈인 가루눈, 가랑비 내리듯 잘게 내리는 눈인 가랑눈, 싸라기 같은 모양으로 떨어지는 눈인 싸락눈,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인 소낙눈, 밤에 아무도 모르게 내리는 눈인 밤눈 혹은 도둑눈, 한 길이 될 만큼 쌓인 눈인 길눈, 한 자 정도 쌓인 눈인 잣눈…. 모두 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눈 이름들이다. 그 가운데 싸락눈은 몹시 추운 날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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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3.01.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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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이준관별을 보았다.깊은 밤혼자바라보는 별 하나.저 별은하늘 아이들이사는 집의쬐그만초인종문득가만히누르고 싶었다.나는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 어떻게 시인이 별을 ‘초인종’이라고 생각했을까 궁금했다. 별과 초인종은 전혀 연관이 없는데, 별과 초인종을 연관시켜 신선한 충격을 주는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시인은 어느 지면에서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밤이 깊어서 혼자 뜰에 나와 별을 보고 있다가 저 별이 초인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밤 나는 혼자 외로웠다. 그래서 친구가 간절히 그리웠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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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2.12.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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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기도김종헌긴 염주를 꼭 거머쥔큰엄마 같은 아줌마들법당을 가득 메우는애타는 기도 소리탑 아래뜀뛰던 낙엽도조용조용 염불 외네.두 눈을 감은 채로조는 듯이 앉았지만때가 때인 만큼귀를 여시는 부처님그 소리불경이 아닌데도귀담아 들으시네. 해마다 수능 시험이 가까워오면 법당ㆍ예배당ㆍ성당 등에는 수험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이맘때면 수능 시험을 잘 치르게 해 달라는 ‘수능 기도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저마다 종교가 달라도 어머니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기 때문에, 자식이 잘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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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2.11.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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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 소 천물 한 모금 입에 물고,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구름 한 번 쳐다보고. 닭이 물을 먹는 모습을 형상화한 동시다. 닭은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 번 쳐다본다. 닭이 이런 동작을 취하는 것은 삼키는 힘이 약해서이다. 닭은 물을 먹을 때 입에 물을 머금고 고개를 들어 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도록 하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북간도 용정에 살 때 시인은 물을 먹고 하늘을 쳐다보는 닭을 보면서 ‘고국 하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따라서 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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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2.10.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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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말김 효 안무 배추 인사하는등산로 옆 자투리밭 “독약 뿌렸음”빨간 눈이 째려본다. 덜커덩!들킨 서리꾼처럼내려앉는 내 가슴. 밭주인은 저 무 배추로김치 담가 먹을까? 다람쥐는 어찌하나새들도 까막눈인데 구름아,소낙비 퍼부어라어서 씻겨 나가게. 등산로를 지나다 보면 자투리밭에 심은 농작물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시에서는 등산객들이 장난삼아 무단으로 무 배추를 채취해 가자, 밭주인은 ‘독약 뿌렸음’이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을 세워 둔다. 시 속의 ‘나’는 이를 보자, 들킨 서리꾼처럼 가슴이 덜커덩 내려앉아, 설마 밭주인이 ‘저 무 배추
이 달의 시
신현배 아동문학가 · 시인
2022.08.12 12:10